[12.13] 마트산업노동조합 김영희 동지 3주기 추모제

12월13일 전 마트노조 대경본부장 김영희 동지가 우리 곁을 떠난 지 3년 입니다. 강우철 위원장과 홈플러스지부 지수사 3명은 김영희 동지를 찾아 투쟁승리보고를 하였습니다.
또한 완전한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힘있게 싸우겠다는 결심도 하였습니다. 아래는 민주노총 대구본부 이정아 사무처장이 작성한 추도사 입니다.
김영희 동지 3주기 추도사
글. 이정아
사랑하는 동지 여러분, 그리고 가족 여러분.
오늘 우리는 김영희 동지를 떠나보낸 지 3년이 되는 이 자리에 다시 모였습니다.
그 세월 동안 마음이 가벼워진 적은 없었습니다. 다만 우리가 서로 기대어 버텨온 시간만큼 영희 동지가 남긴 자리의 의미는 더 분명해졌습니다.
마트노동자의 삶을 품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삶을 바꾸기 위해 직접 길을 열어가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동지가 떠난 뒤에도, 우리는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는 일에서 그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합니다.
올해 마트 노동자들은 MBK에 맞서 홈플러스 사태 정상화를 위해 노숙농성, 아사단식에 돌입하며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로 싸웠습니다. 노동자들은 단결했고, 연대했고, 결국 정부와 여당으로부터 “사태 해결에 나서겠다”는 약속을 이끌어냈습니다. 현장에서는 “불가능하다던 걸 우리의 힘으로 해냈다”는 서로의 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조합원들은 서로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며 승리를 확인했습니다.
이번 투쟁은 노동자의 단결과 연대가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 다시 한 번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영희 동지가 있었다면, 누구보다 먼저 농성장 맨 앞에 서서 동지들과 함께 단식의 이유를 설명하고, 투쟁의 방향을 조직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지금 필요한 건 단결이다. 흔들리지 말자. 우리가 옳기 때문에 반드시 돌파할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의 승리는 영희 동지가 함께 만들어온 길 위에서 다시 확인한 희망입니다.
동지가 남긴 길은 끊기지 않았고, 그의 동지들은 여전히 서로를 지켜내며 싸우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3년 동안 추모사업회는 영희 동지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도담·거리·강산 세 아이를 함께 돌보며 순간순간을 지켜보았고, 생일을 축하하고, 여름바다에서 뛰놀고, 웃고 떠들며 아이들이 두려움 없이 자라는 시간을 함께 만들어왔습니다. 동지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이자 약속이기에 우리는 앞으로도 이 일을 가장 소중한 마음으로 이어갈 것입니다.
동지 여러분, 아직 해야 할 일은 많습니다.
불평등과 차별은 깊고, 노동자의 권리는 여전히 쉽게 흔들립니다. 그러나 오늘의 홈플러스 승리처럼, 우리가 단결하고, 서로를 의지하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영희 동지가 꿈꾸던 세상은 반드시 가까워질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는 슬픔을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영희 동지가 남긴 길을 다시 밝히는 자리입니다.
동지가 믿던 세상, 동지가 지켜온 동지들, 그리고 동지가 사랑한 아이들, 그 모든 것을 우리가 함께 이어가겠다는 다짐의 자리입니다.
김영희 동지,
당신의 아이들은 잘 자라고 있습니다.
당신의 동지들은 흔들리지 않고 싸워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도 당신의 이름을 걸고 노동자의 존엄을 위해, 차별 없는 미래를 위해, 멈추지 않고 걸어갈 것입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오.
당신의 삶은 우리 안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당신이 남긴 길을 우리가 반드시 이어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당신을 오래 기억하고, 오래 사랑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