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 때아닌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찬반 논쟁에 대한 서비스연맹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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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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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찬반 논쟁에 대한 서비스연맹의 입장


최근, 유통산업발전법에서 정하고 있는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기업형 수퍼마켓, SSM)의 공휴일 의무휴업’제도에 대한 국회와 언론의 찬반논쟁이 붉어졌습니다. 또한 일부 노동계에서도 의무휴업 적용 반대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한 서비스연맹의 입장을 밝힙니다.



1. 의무휴업 제도가 만들어진 과정과 현재적 의의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에는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의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을 정하고 있습니다. 이 법제도가 만들어지기 까지 유통산업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1997년 IMF외환위기 전까지는 백화점에도 주1회, 월4회 정기휴점일이 있었습니다. 비록 주말은 아니었지만 매주 고정된 휴점일이 있어 백화점 노동자는 규칙적인 일상을 계획할 수 있었고 매장 전체, 전 직원이 쉬니 쉬는 날 업무연락을 받지 않아도 되는 ‘공동휴식권’이 보장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해져 있지 않은 날의 월1회 휴점일로 후퇴했고, 경기회복 후 주1회 휴점일로 다시 바꾸겠다는 약속은 지금까지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 후반부터 대형 할인마트가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초기 대형마트들은 24시간, 365일 쉬지 않고 매장이 돌아갔습니다. 쉬지 않고 돌아가는 대형마트 매장은 건물 설비의 안전을 점검할 시간이 없으니 카트 및 무빙워크 사고, 천장 균열 등이 빈번히 발생했으며, 마트 노동자는 야간노동․과로에 앓아눕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 외, 당시 가장 문제로 부각되었던 것은 급속도로 확산된 대형마트 때문에 재래시장․유통중소업체의 판매가 급감하여 소상공인·자영업자 생계가 직접 타격을 받게 된 것입니다.



경기 회복 후에도 정기휴점 일수를 회복하지 않았던 백화점의 행태에 대한 노동자들의 오랜 문제제기는 지역상권과 노동자 건강권을 다 잡아먹으며 업계 질서를 흩트리던 대형마트 영업시간을 규제헤야 한다는 당시 노동․경제민주화 운동과 함께 연결되었습니다. 그 결과 2011년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12조의2 조항이 신설되어 대형마트와 SSM의 심야 영업을 제한하고 월2회 공휴일 의무휴업을 하도록 법이 만들어졌습니다.



의무휴업 제도가 만들어진 과정에서 착목해야 할 것은 첫째, 산업 내 새로운 업종의 등장으로 기존의 산업 주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새 업종을 규제하는 법제도가 만들어졌다는 점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경과하며 온라인유통업의 급성장이 기존의 대형유통매장 영업에 영향을 끼치며 유통산업의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10여 년의 기간 동안 안착하여 중소유통업체와의 상생과 노동자 건강권의 ‘최후 보루’로 작동해 온 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제도를 없앨 것이 아니라, 온라인유통업을 규제하는 것입니다. 온라인유통업은 물류센터의 규모가 대형마트나 쇼핑몰보다 훨씬 클 뿐 아니라 유통산업 매출 비중도 가장 많습니다. 그럼에도 물류나 유통 산업에 부과되는 규제를 모두 피했고 오히려 특혜를 받다시피 한 결과, 온라인유통업 노동자는 극심한 야간노동·과로로 죽음으로 내몰렸고 재래시장과 중소유통업은 더욱 위축되었습니다. 유통산업의 공정한 질서 확립과 지속가능한 산업발전을 위해서라도 온라인유통업 규제가 타당한 결론입니다.



둘쨰, 의무휴업 제도는 여러 유통업 종사 노동자, 재래시장과 중소유통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 그리고 대형마트를 애용하는 소비자 시민들이 정치권·대형유통기업과 지난한 과정을 경과하며 이룬 사회적 합의의 결과입니다. 다양한 주체들의 이해관계를 아울러 합의에 이르는 과정 없이 이를 개악·무력화하려는 시도는 그 자체로 우리 사회의 민주질서에 반하는 행위이자, 사회 여러주체의 삶을 증진하기 위한 제도발전 흐름을 역행하는 것입니다. 마트 공휴일 휴업이 십수년간 시행되었던 만큼 제도의 사회적 수용성도 이미 높은 상태입니다.



이는 2022년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 지자체의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공휴일 의무휴업을 무력화하려는 공세가 극심했던 시기, 정부 주도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납니다(*아래 그림 참조). 소비자 시민들은 오히려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를 현행유지 하는 것에 압도적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공휴일 의무휴업을 없애야 한다는 명분으로 ‘소비자 편의’를 내세운 것은 사실 노동자와 재래시장·중소자영업자를 쥐어짜 매출 회복을 하려 한 대형 유통자본입니다. 정확한 조사연구·영향분석 없이, 유통자본 발 거짓명분에 휩쓸려 여론몰이식 논쟁을 붙여가고 있는 일부 언론과 정치권, 일부 노동계에 강한 유감을 표합니다.









2022년 8월 규제심판회의에서 의무휴업 폐지 찬반 온라인투표 진행결과 87.5% 압도적인 결과로 의무휴업 폐지 반대 의견이 모아짐.

2022년 9월 추석민심 여론조사(한국갤럽)에서도 국민 2/3가 의무휴업제도의 필요성을 인정





2. 의무휴업 제도의 법적 타당성(합헌성)을 무시하고 탈법 시도한 윤석열 정부, 그 후과



유통법 12조의2는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영업일을 제한하는 이 법의 목적을 ‘근로자 건강권 및 중소유통업 상생 발전을 위하여(①항)’라고 정확히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무휴업일을 ‘공휴일로 지정(③항)’하는 것이 원칙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 법제도는 유통자본이 제기한 두 차례의 헌법소원(2013년, 2018년)을 통해 ‘의무휴업 제도로 인한 대형마트의 영업권 침해 직접성이 없으며, 대형마트 등에서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소한의 휴식을 보장하는 법의 목적이 합헌’임이 입증되었습니다.



근로자의 최소한의 휴식권 보장 측면에서 공휴일 의무휴업 지정의 법적 타당성은 근로기준법의 휴일에 관한 조항과 ILO 주휴협약이 근거가 됩니다.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 동법 시행령 제30조 제2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휴일에 "일요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주말 혹은 일요일이 우리 사회가 전체적으로 휴식하고 여가를 향유할 수 있는 ‘사회적 휴일’로서 형성된 것입니다. 이는 ▲각 사업장의 모든 관계자에게 가능한 한 동시 부여 ▲국가 또는 지역적 전통이나 관행에 의하여 휴일로 정해진 날과 가능한 한 일치 해야 한다는 의 휴일(주휴기간) 지정의 원칙과도 부합합니다. 즉,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는 근로기준법 및 ILO협약을 준용하여 노동자 휴일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월2회 공휴일 휴무를 정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법적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유통자본은 의무휴업 제도가 만들어진 직후부터 꾸준히 이 제도를 폐지하고자 시도했고(헌법소원, 정치권 로비 등), 이 요구를 윤석열 정부가 적극 받아 안아 2022년부터 의무휴업 무력화를 위한 온갖 탈법 행태를 전개했습니다. 난데없는 온라인 국민투표를 만들고 의무휴업 폐지를 투표안건으로 상정하며 여론을 호도하고자 했으며,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심판회의’를 구성하여 의무휴업 폐지를 통과시키려 했지만 모두 실패에 그칩니다.



이후, 윤석열정부는 ‘폐지’ 기조에서 선회하여, 의무휴업 평일변경 및 마트의 온라인 영업시간 제한 해제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이는, 유통산업발전법 상 명시되어 있는 의무휴업 제도의 취지를 탈각하며 법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마트의 온라인 영업 규제vs해제를 둘러싼 국회 안에서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었습니다. 마트의 온라인 영업시간 제한 해제를 위해 국민의힘 산자위 의원들이 유통법 개악안을 상정했으나 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산자위 의원들에 의해 저지되었습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산자위 의원들은 ▲마트의 온라인 영업 제한을 유지하는 것이 의무휴업 제도 취지에 합하며(2012년 법제처 유권해석 인용), ▲마트 온라인배송 허용이 지역상권에 미치는 악영향이 클 것으로 예측되는 반면, 관련 연구조사(상권영향평가)는 전무하고, ▲온라인배송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된 심야․휴일노동의 피해 확대 우려가 있기에 현행 의무휴업 조항 유지로 입장이 일치되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 역시 의무휴업을 확대적용하는 등의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현행 유통법 상 의무휴업 지정 권한이 지자체장(특별자치시장ㆍ시장ㆍ군수ㆍ구청장)에 있는 법의 허점을 활용, 중앙정부가 지시하고 국민의힘 지자체가 화답하여 관내 대형마트의 일요일 의무휴업을 평일로 변경하는 사건들이 발생했습니다. 광역시 중 최초로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한 대구시(홍준표)는 8개 구·군 모두 이에 동조했습니다. 이후 청주시(이범석), 부산시(박형준) 16개 구·군, 서울시(오세훈) 4개 구, 의정부시(김동근) 까지, 윤석열 정부 시기 대형마트 총 64개와 SSM 총 226개의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변경되었습니다. 각 매장 평균 종사자 수로 추계할 때(대형마트 300인, SSM 20인 기준) 약 23,700명의 노동자가 십수년 만에 일요일(사회적 휴일)을 하루아침에 빼앗긴 셈입니다(*2023 마트 의무휴업일 변경에 따른 노동자의 건강과 삶 실태조사 결과보고서 참고).



법은 의무휴업일을 공휴일로 지정해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고, 만약 공휴일 아닌 다른 날로 지정할 시에는 ‘이해당사자와 합의’를 거치도록 되어 있습니다(유통산업발전법 ③항). 하지만 위 지자체들은 국내외 여러 법적 근거와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입증된 의무휴업 법제도의 원칙을 직권을 남용하며 무시했고, 이러한 탈법 행위는 어디서도 제재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법 제정의 취지상 마트 노동자는 이해당사자임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평일변경을 위한 합의 절차에서 노동자는 철저히 배제되었습니다. 심지어 최근 보도로 밝혀진 바, 의무휴업 평일변경을 위해 열린 대구와 서울시, 부산시의 유통상생협의회에서 대형마트 사용자단체인 체인스토어협회가 일부 상인단체에 막대한 금전을 지급한 ‘뒷거래’가 있었음이 드러났습니다(6/23 마트산업노조 ‘의무휴업 뒷거래 체인스토어협회 규탄! 노동자 건강권과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한 유통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 사후 보도자료 참고).



평일변경을 위한 합의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의 한 축인 노동자가 배제되었던 것은 심각한 절차상 결격사유입니다. 더하여 당시 ‘그들만의 리그’식으로 모인 이해당사자 그룹 간에 대가성 금전이 오간 것은 합의의 공정성·적법성 여부를 엄중히 따저 물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현행법의 허점을 이용해 이와같은 제도 무력화 시도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자체의 공휴일 의무휴업 지정 권한 삭제 ▲의무휴업 평일변경을 위한 합의절차에 노동자 필참 ▲투명한 합의과정 준수 등의 내용을 포함한 제도보완이 필요합니다. 내란세력 윤석열 정권의 막이 내리고 정권이 교체된 지금, 새정부와 여당의 친민생․ 친노동 국정 행보를 기대합니다.





3. 주4일제를 향하는 시대, 유통노동자 그리고 모든 노동자의 주말휴식권 보장으로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외쳐온 주4일제 도입을 새정부의 국정과제로 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말․공휴일과 같은 사회적 휴일이 보장되지 않는 유통노동자에게 (심지어) 주4일제는 남의 나라 얘기로만 들릴 뿐입니다. 주4일제와 같은 노동시간 단축 정책의 목표는 국민의 일과 삶 균형일 것입니다. 쉼과 여가가 있는 삶은 노동시간(일)을 단축하여 시간을 확보하는 것 뿐 아니라, 진정한 쉼과 여가를 향유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을 함께 구축해야 가능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의무휴업 제도 제정과 개악을 지나온 마트노동자들의 질곡은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또한 유통매장 의무휴업 제도 마련(회복)을 위해 긴 세월 함께 투쟁했지만 정작 유통법이 개정될 때 의무휴업 제도에서 배제된 백화점․면세점 노동자들의 현재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남들 쉬고 놀 때 같이 쉬지 못할 뿐 아니라 아무 가치인정 없이 더 강도높게 일해야 하는 처지, 2004년부터 도입된 주5일제로 금요일 오후부터 연속된 주말을 누리는 대다수 시민과 달리 주2회 퐁당퐁당 휴일을 쉴 수 밖에 없는 처지, 스케쥴 상 쉬는 날(off-day)여도 매장에서 걸려오는 업무 전화에 시달려야 하는 처지, 달에 1번 있는 정기휴점(공동휴식)일이 VIP행사다 명절행사로 갑자기 출근일로 바뀌어 버리는 처지. 이런 실태 속에 노동자는 가족과 친구,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갑니다. 친밀한 교류를 나눌 수 있는 관계가 줄어들고, 육아와 가족돌봄 부담이 더 증가하며, 연속휴일은 없고 매주(혹은 매달) 변동되는 스케쥴근무로 일상을 계획하는 것이 힘들어 지기 때문입니다.



9-6, 월-금 5일 일하는 노동자와 노동과 휴식의 총량은 같을지 몰라도, 주말 즉 사회적 휴식권이 박탈된 노동자의 일상이 일․삶 균형이 보장되는 삶이라 아무도 쉬이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플랫폼노동 등 불안정노동이 확산되는 시대에 사회적 휴식권이 부지불식간 박탈된 노동자의 수는 유통산업을 넘어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때아닌 유통매장 의무휴업 찬반논쟁을 할 때가 아니라, 국민의 일․삶 균형을 증진하기 위해 주4일제 도입․주말휴식권 보장과 같은 더 크고 나은 비전을 이야기할 때입니다.





4. 나가며



서비스연맹은 이번 입장문을 통해 의무휴업 제도가 제정되고 안착하기까지의 여러 쟁점과 타당성 여부를 해설하였습니다. 또한, 제도를 무력화려는 자본과 극우보수 윤석열 정권의 결탁 결과와 이에 대한 노동자와 정치권의 대응도 주요하게 다뤘습니다.



앞서 강조했듯, 온라인유통업으로 인한 기존 유통자본의 피해는 온라인유통업 규제로 푸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또한 노동자와 여러 중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상생 대안에 힘을 실어주었던 소비자 시민, 민중의 의지를 호도하지 말고 의무휴업 등 주말휴식권 보장을 위한 ‘발전적’제도 개선 논의가 있어야 합니다. 즉, 의무휴업 제도의 폐지는 민주사회의 질서에도 맞지 않고, 중소상인 상생과 노동자 건강권에도 더 큰 악영향을 줄뿐더러 대형 유통매장의 산업적 발전(지원) 대안으로도 모두 틀린 해법입니다. 정치권과 언론, 일부 노동계에서 유통자본이 기획한 논리와 시간표에 편재하여, 의무휴업 ‘찬반’논쟁을 붙이며 왜곡된 여론몰이 행태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2025년 7월 10일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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